탄소중립

지역 수준

2021년 탄소중립 이행계획은 기존의 중앙정부 주도의 탄소중립 이행 정책은 지역별 여건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역 주도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기조를 담고 있다(환경부a, 2021). 이에 환경부와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는 2021년 5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선언식 행사를 진행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환경부b, 2021). 이는 지역의 상황에 부합하는 탄소중립 정책은 지역 경쟁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탄소중립 정책이 기업 내지는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역별로 상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간 산업구조의 차이, 인구구조의 차이가 상당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지역별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고려를 충분히 하지 않는다면 생태학적 오류(ecological fallacy)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량

1990년과 2019년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를 보인 지역은 충청남도이다. 이는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30기)이 충청남도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이다. 석탄화력발전소는 충청남도의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문제는 민감한 지역 문제이다. 그럼에도 충청남도 도민들은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요구하였으며 충청남도는 동아시아 도시 중 최초로 기후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2019년에는 예정보다 2년 앞선 보령화력발전 1, 2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하는 등 탈석탄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충청남도에서는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탈석탄 금고’ 정책을 도입하는 등 지방정부, 지역사회, 그리고 이해관계자가 주도적으로 지역 문제를 논의하여 탄소 중립 이행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그 노력은 타지방정부에도 확산되고 있다(원세연, 2020). 

한편 전라남도도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타지역과 비교할 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도의 경우 에너지 소비의 대부분이 산업 부문의 석유와 석탄 소비이며 에너지 효율성도 낮다는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고재경, 2013).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7년 전남 지역의 석탄 소비량이 전국 소비량의 38.5%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광역만 권역에서의 1차 금속, 석유화학 부문에서의 석유 소비로 인하여 에너지 소비가 높으며 전국의 21.1%를 차지할만큼 넓은 벼 재배면적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이재석 외, 2021); 대한데일리, 2023. 04. 20)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

Dynamic Time Warping (DTW)를 활용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의 추세가 유사한 지역을 군집화한 결과 충남, 경기, 전남, 경북,인천이 유사한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인천을 제외한 4개의 지역들은 2019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5개 지역에 속한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산업별 오염물질 배출량

간접배출량 분석

지역 분석 시 간접배출량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이는 발생자 책임 원칙에 따라 사용자 관점에서 최종에너지가 관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유종익, 2022). 

간접 배출량의 의미를 고려하면 발전소가 없는 지역은 간접 배출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대도시와 발전소가 있는 지역 간의 간접배출량에서 차이가 있을까?

2019년 기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경기도, 충청남도, 서울특별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순으로 간접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배출량 비중을 살펴보면 세종, 대구, 서울, 경기, 대전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목할만한 점은 서울과 경기의 경우 간접 배출량보다 직접 배출량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살펴본 가설과 대비되는 결과이다.

서울의 총배출량 대비 간접배출량(%)을 살펴보면 2010년까지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원의 전력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서울특별시, 2021).

지역별 최종에너지 소비량

최종에너지 소비량의 경우에도 지역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경기, 경북, 울산, 전남, 충남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충남의 경우 분석 기간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부문별(산업, 수송, 가정상업, 공공기타)로 살펴보면 경북, 울산, 전남, 충남에서는 산업 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이 다른 부문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의 경우 특정 부문에서의 소비가 편중되지 않았으며 산업, 수송, 가정상업 부문 간 최종에너지 소비량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 추세 분석

지역별 신재생에너지 유형별 발전량을 살펴보았다. 우선 경상남도, 전라북도,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바이오가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급자 입장에서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발전 이행하는 것이 비교적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고자 하는 경우 인허가 절차를 고려하고 발전 설비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발로 인한 지역 갈등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나,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개조하여 석탄에 목재 펠릿을 혼합한 바이오에너지를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갈등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백훈·김태성, 2020). 이로 인해 2014년부터 바이오매스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발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2019. 5. 20). 하지만 국제기준에 따르면 목재 펠릿 등의 바이오 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분류되지만, 발전과정에서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 발전의 친환경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한겨레, 2020. 9. 29).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바이오매스 사용의 증가가 신재생에너지 전환,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한편 대전광역시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총발전량의 대부분이 태양광 발전이며 다른 유형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전광역시의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불리한 지역적 특성에 기인한다. 대전광역시에는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와 같은 발전시설이 없고 그린벨트와 상수원보호구역이 전체 면적의 60%를 차지한다. 이에 대전광역시는 주택, 상업, 공공시설 등에 대한 태양광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에너지신문, 2021. 7. 4). 

지역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2015년 이후 급속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전라북도는 지역 내 주요 발전소 중 하나인 서부발전이 관리하는 군산복합 화력발전소의 유휴부지 및 발전소 부대건물 지붕에 태양광 및 ESS 설비를 구축한 바 있다 (CEOSCORE DAILY, 2018. 7. 18]).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효과 분석

정책 개요

2012년부터 시행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이하 RPS)는 50만 kW 이상의 발전 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가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로써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정부가 공급자별 의무공급량을 산정하여 부과하고 공급의무자는 자체조달 또는 공급인증서(REC) 구매를 통하여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정부는 공급의무자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하여 판매한 전력량을 계산하여 공급인증서를 발급하며 공급인증서는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김준영·김성배·박상욱, 2016). 그리고 공급의무자는 공급인증서를 공급인증기관에 제출함으로써 의무이행 사실을 증명하게 되고 정부는 의무이행 검증 절차를 거쳐 이행비용 보전 또는 의무 불이행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RPS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으로는 입지 규제가 있으며 이는 RPS 시행과정에서 ‘환경제약’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RPS 공급의무자는 풍력발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풍력발전에 적합한 지역은 일반적으로 자연환경우수지역으로 사업허가를 받는 것이 어려운 입지 규제 적용 지역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하여 정책목표 달성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이창훈 외, 2014). 


정책효과 분석

RPS의 효과성 분석 대상은 세종을 제외한 16개 광역시도로 설정하였다. 이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지역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의 추세에서 차이가 존재하며 지역의 산업구조 등 지역의 특성이 RPS의 효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석기간은 2010년부터 2018년이며 개입 시점은 RPS가 시행된 2012년으로 설정하여 단절적 시계열분석을 활용하였다.

분석결과 신제생에너지 중 태양광 발전량에서만 정책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단기적으로는 태양광 발전량이 감소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발전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유형에 따라 정책 효과가 상이함을 시사한다. 이를 통하여 지역별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유형을 식별하고 발전사업자가 어떠한 유형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하여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를 파악함으로써 제도의 허점이 존재하지 않는지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탈동조화분석

지역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량 간 탈동조화 현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탈동조화 지수(Decoupling Index)를 산정하였다. 탈동조화 지수는 지역내총생산 증가율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로 산정하였으며(양유경 & 이상엽, 2020) 탈동조화의 개념을 고려하여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지역경제가 성장한 지역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지역별 탈동조화 경향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충북은 2010년 이후 약한 탈동조화 경향이 나타났으며 인천의 경우 2013년 이후 탈동조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강원, 부산, 대전에서는 2018년 강한 동조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는 지역별로 탈동조화 경향이 상이함을 의미하며 지역의 경제구조 특성을 고려한 탈동조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